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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8 컨퍼런스에서 있었던 월트(Walt Mossberg)의 말처럼 PC와 매킨토시(Macintosh)의 플랫폼 전쟁(Platform War) 이후 새롭게 떠오른 스마트폰의 플랫폼 전쟁이 시작되었다. 언뜻 보기에는 스마트폰들간의 싸움인 것처럼 보이는 이것은 실제로는 훨씬 거대한 이면을 두고 싸우는 주도권 전쟁이다.

  스티브 잡스(Steve Jobs)는 WWDC 2010에서 했던 아이폰 4(iPhone 4)의 키노트 이전, D8 컨퍼런스의 월트와의 좌담을 통해 자신들은 마이크로소프트(MSFT)와 플랫폼 전쟁을 한 적이 없다면서 그래서 졌을지도 모르겠다고 털어놓았다. 더불어 지금도 플랫폼 전쟁이 아니고 애플(AAPL)은 멋지고 좋은 제품을 만드는 데 주력할 뿐이라고도 이야기했다.

  하지만, 과연 정말 그럴까? 내심에는 그동안 당해왔던 설움을 주도권 싸움의 승리를 통해 한방에 왕좌를 차지하고 싶은 욕망도 있지 않을까 싶다. 이번에 마이크로소프트의 시장 가치도 넘어섰으니 앞으로 시장 주도권을 내주지 않는다면 해볼만하다는 계산이 서 있지 않을까?

  각설하고, vs. MS의 진영의 강력한 두 축이었던 구글(GOOG)과 애플이 이제 갈라서려고 하고 있다. 구글의 CEO인 에릭 슈미츠(Eric Schmidt)의 경우 애플의 사외 이사이기도 했다. 이렇게 돈독했던 그들이 왜 싸우고 있는가?
  



애플 (Apple)

  아이폰 이전에는 스마트폰 OS라고해봐야 미친듯한 버그로 사용자를 짜증나게 했던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즈 모바일(Windows mobile, WM)과 피쳐폰(Featurephone)의 OS인지 스마트폰의 OS인지 알기 어려운 노키아(Nokia)의 심비안(Simbian), 무너져가는 팜(Palm)의 OS, 블랙베리(Blackberry)로 유명한 Rim OS가 있었을 뿐이다. 이 모든 것들은 아이폰 이전에 이미 존재하였음에도 돈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일반사용자들과는 동떨어져서 대부분이 기업에 맞게 유지, 보수, 지원을 해왔고 시장전체를 움직이지 못하고 제한되어 있는 부분에서만 돈을 벌어왔다는 이야기이다. 

  이 때문에 애플을 지지부진했던 스마트폰(Smartphone) 분야를 레드오션(Red Ocean)에서 블루 오션(Blue Ocean)으로 탈바꿈시킨 개척자(Pioneer)라고 필자는 생각한다. 이것은 막강한 iPod 점유율을 바탕으로 이미 완전해진 iTunes Store에 Mac OS X이라는 걸출한 OS를 가지고 있었기도 했지만, 결국 그 시대에 소비자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꿰뚫어본 스티브 잡스라는 걸출한 인물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본다. 결국 현재의 애플은 잡스에서 시작해서 잡스에서 끝난다고 얘기할 수도 있는 것일까? 그의 건강이 위독했을 때 애플의 주가가 롤러코스터를 탄 것도 이러한 관점이 시장에서 지배적이기 때문일 것이다.

  잡스는 iPhone을 런칭하면서 업그레이드에 무리하지 않았다. 그는 시스템의 하드웨어와 기능이 뛰어나다고 해서 반드시 성공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이미 경험한 사람이다. 그리고 타고난 광고꾼이며 독설가이고 스타이다. 우리는 워즈니악(Stephen Wozniak)과 시작했던 매킨토시의 런칭, 픽사(Pixar)의 성공, iPod과 iTunes의 폭발적인 성장을 통해 이것을 알 수 있다.

  그는 iPhone의 업그레이드를 조금씩 시도했다. 반드시 필요한 것과 아닌 것을 정확히 구별했고 그의 키노트마다 사람들은 환호했다. 기억해보자. 3G 네트워크가 도입되고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영상통화를 시도했는가? (유부남들은 영상통화란 '거져 가져다 줘도 쓸 데가 없는 마누라를 위한 족쇄'에 불과하다고 이야기하곤 한다.) 그는 이번 iPhone OS에서 이름을 바꾼 iOS4에 와서야 제한적인 무선(WI-FI, WIPI와 다르다.) 네트워크를 통해서만 영상통화가 가능하게 했다. 

  태블릿(Tablet)-아이패드(iPad)가 아니다, 태블릿이다.-에서 시작되었다는 아이폰의 아이디어는 그가 단순한 사업가에 지나지 않고 크리에이터(Creator)의 기질도 지니고 있다는 것을 여실하게 보여준다. 이러한 그의 돈을 벌기 위한(나쁜 의미가 아니다. 기업의 최우선 목표는 돈을 벌어들일 수 있는 것을 찾는 것이다.) 눈은 가능성 있는 것을 찾아내었고 어디서나 컨텐츠를 소비하고 더불어 생산도 가능한 아이폰의 성공을 이끌었고 App Store (앱 판매점)을 이끌었으며 iTunes를 통해 무료 대학 강의를 영상/음성/Script를 손쉽게 얻을 수 있게 했으며 컨텐츠 소비의 최종 종착점인 아이패드의 런칭까지 이끌었다. 

  데스크탑 맥(iMac, Mac Pro, Mac mini)을 바탕으로 이동시의 중요한 작업은 맥북(Macbook) 시리즈를 통해서 시도하고 간단한 통화나 문서 및 이메일확인, 정보획득 등은 아이폰으로 시도하며 사무실에서 잠깐의 휴식시간이나 퇴근 후의 쇼파/침대에서는 아이패드로 즐긴다는 잡스의 생각은 이미 실천되고 있다. 현재의 그의 플랫폼은 애플을 통해 사고 듣고 보고 느끼는 사람들의 전반적인 생활을 점유하는 것이다.
   


 
구글 (Google)

  구글은 웹을 통해 모든 플랫폼을 독식하려고 하는 꿈을 가지고 있다. 현재는 강력한 검색 엔진을 바탕으로 거의 독점적인 위치에서 온라인 광고 업계를 주물럭주물럭하고 있는 중이다.[각주:1]  현재의 구글의 수입은 광고에서 나오는 것인 셈이다. 여기서 나오는 엄청난 자본을 바탕으로 OS 산업에 뛰어들고 있다. 구글은 크롬(Chrome) 브라우저를 시작으로 크롬 OS의 개발을 진행중이고 안드로이드(Android) OS를 더불어 내놓았다. 

  다시 말하면. 안드로이드는 크롬 OS를 위한 시장탐색용인 셈이다. 이것은 시작이다. 안드로이드를 시작으로 크롬 OS를 통해 최후에는 클라우딩 시스템으로의 전환을 꾀하고 그래서 지금의 마이크로소프트가 가지고 있는 시장의 독점적인 위치를 구글이 획득하겠다는 것이 그들의 생각일 것이다. 이것이 바로 애플과 구글이 충돌하게 된 배경이다. ('Don't be evil.'이 구글이 모토라고 하지만 필자는 구글이야말로 evil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일례로 Google AdSense와 관련된 불만들을 검색해보면 수없이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위에서 이야기한 구글의 꿈은 모든 플랫폼에서 웹을 거치는, 구글에 의한 점유이다. 즉, 플랫폼 위의 플랫폼을 구글은 바라보고 있다. 따라서 검색엔진에서 시작해서 이를 독점한 구글은 모든 플랫폼에 광고를 내보내기 위해 AdSense를 내놓았고, 다시 웹의 광고를 독점했으며(이번의 Admob 사태 포함),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진입을 위해 안드로이드 OS를 내놓아서 협력하던 애플과 충돌하게 된다. 모든 스마트폰들의 App에 자사의 광고를 집어넣어 사용자들의 패턴을 분석하고 이를 다시 안드로이드에 적용하고 나아가 웹에 적용하는 것, 더불어 크롬 브라우저를 통해 사람들이 이후에 나올 크롬 OS에 적응할 수 있도록 하여 크라우드 시스템에 한발 더 나아가는 것, 그것이 구글의 궁극적인 목표일테니.




마이크로소프트 (Micosoft)

  문제는 수면 아래서 이들의 싸움을 조용히 지켜보던 용, 마이크로소프트가 슬슬 깨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빌 케이츠(Bill gates) 역시 모바일은 가능성이 있다고 이야기했고[각주:2], 스티브 발머(Steve Ballmer)는 이번에 Microsoft Web App를 내놓았다. 윈도우 라이브 ID만 있으면 온라인에서 누구나가 사용가능한 이것은 현재 가지고 있는 OFFICE 시장에서의 점유율을 더욱 공고하게 하며 구글 문서(Google Document)를 위협할 것임은 틀림없다. 더불어 곧 런칭될 Xbos Live를 내장한 윈도우즈 폰(Windows Phone) 7은 버그투성이인 윈도우즈 모바일의 실패를 만회할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아직 OS, App Ecosystem에서 안정적이지 못한 안드로이드의 구글(이 때문에 개발자들이 안정적으로 개발에 집중하지 못하고 있다.)과 거의 모든 것을 완성단계까지 끌어올린 애플을 보면서 현재의 PC 플랫폼을 장악하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라는 공룡이 움직일 때 구글은 꿈에 다가가지 못하고 무너지게 될 것인지, 애플은 다시 한번 좌절하게 될런지(하지만 돈은 둘 다 잘 벌겠지.), 공룡은 다시 플랫폼을 거머쥐게 될 것인가의 귀추가 주목된다.


   
  1. Google Now Controls 69% of Online Advertising Market. http://www.searchenginejournal.com/google-now-controls-69-of-online-advertising-market/6632/ [본문으로]
  2. Bill GAtes: Mobile phones more important than PCs for poor nations http://www.zdnet.com/blog/btl/bill-gates-mobile-phones-more-important-than-pcs-for-poor-nations/33320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