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021102, JO-SOO-IN

축구전문가도 아닌 제가 이런 분석글을 쓴다는 것도 웃기는 일이지만 나랏님도 뒤에서는 욕먹는다는 속어도 있는 만큼 국민의 한 사람으로 이런 글도 쓸 수 있지 않을까하며 몇자 적어봅니다. 이긴 경기는 어느 정도의 실수가 있다하더라도 웃으며 넘어가겠지만, 진 경기에서는 누구나 냉혹해집니다. 절대 선수들과 코칭스태프에게 악감정을 가지고 쓰는 글이 아니니 양해해주시길 바라며....

선수들은 열심히 뛰었습니다. 월드컵이라는 무대에서 좋은 활약을 하고 싶지 않는 선수는 없겠죠. 멋진 활약으로 승리하면 자신도 기쁘고 가족도 기쁘고 동료도 기쁘고 국민도 기쁩니다. 누이 좋고, 매부 좋고.

이 글을 쓰고 있는 도중에 나이지리아 선수 1명 퇴장당하면서 전반 막바지에 그리스 1:1 나이지리아로 한국에게 유리하게 전개되는군요. 이대로 경기가 끝나던지 그리스의 2:1 승리로 끝나던지 했으면 좋겠네요.




0:0 전반 시작

전반은 나름 만족스러웠습니다. 우리 우측 사이드에서 파울로 준 프리킥이 날카롭게 들어오면서 박지성 선수의 머리와 상대 선수 머리를 지나가면서 아르헨티나 선수들과 함께 뛰어들어오며 골대 뒤로 볼을 넘기려던 우리 선수들 중에 박주영 선수의 정강이에 맞으면서 골키퍼 정성룡 선수의 좌측으로 낮게 자책골이 들어갑니다. 망연자실하는 박주영 선수. 분명 크게 흔들렸을 겁니다. 이 상황에서 어떤 선수가 반응을 했을지는 의문입니다. 1초도 안되는 순간에 우리는 어처구니없는 자책골들을 많은 경기를 통해 보았습니다. 이런 경우 어떤 선수도 흔들리지 않을 수 없을겁니다. 박주영 선수를 원망하지만, 이성적으로는 어쩔 수 없었음을 인정합니다. 쌀쌀한 날씨에서 아직 몸이 덜 풀렸던 영향도 있었을 것 같네요.





1:0 어쩔수 없는 상황

이후, 테베즈를 비롯한 아르헨티나 선수들이 우리의 우측라인을 미친듯이 공략해옵니다. 그리스가 초반에 우리에게 실점하면서 크게 흔들린 것과 마찬가지로 우리도 흔들렸습니다. 이 때문에 이과인 선수에게 다시 헤딩골을 주게 됩니다. 이 상황을 잘 살펴보면 침투해들어간 아르헨티나 선수가 2명(테베즈, 이과인)이었고 이 선수들 옆에는 조형용 선수뿐이었습니다. 다들 앞으로 튀어나갔고 조형용 혼자 2명을 막아야 했는데 볼이 올라온 순간 조형용 선수는 자신의 앞에 있는 테베즈 선수쪽을 선택했고 볼은 이과인 선수에게 가버려 자유롭게 헤딩해버렸습니다. 역동작에 걸린 정성룡 선수는 골을 내주게 되었죠.


2:0 순간의 선택의 결과

2:0 상황에서 충분히 흔들렸지만 선수들과 코칭 스태프는 그래도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자책골은 어쩔 수 없었고 실제 내준 골은 1골뿐이었으니 남은 시간동안 다시 힘을 내어 보면 따라갈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죠. 결국 전반 마무리 직전 박주영 선수에게 볼이 가고 박주영 선수는 헤딩해서 중앙으로 떨궈주었고, 아르헨티나 수비 선수의 실수인지 뒤로 돌면서 볼의 흐름을 이어가려고 했던지 모르지만 볼은 아르헨티나 선수에게 닿지 않고 그 순간 그리스 전의 박지성 선수처럼 이청용 선수가 스틸, 질주, 칩샷으로 마무리하였고 2:1이 되었습니다.





2:1 터닝 포인트 하지만,

후반 시작하며 기성용 선수와 김남일 선수가 바뀌었고 전반의 좋은 마무리로 분위기가 상승된 우리 대표팀 선수들은 수비 라인을 올리면서 위로 올라갔습니다. 이것이 결과로 보면 패착이었는데, 적응 훈련을 했다하더라도 빠른 회복이 이루어지지 않는 고지대에서의 오버페이스는 결국 후반 막판에 전체적인 선수들의 체력 저하가 두드러집니다. 어쨌든 계속 밀어붙이며 좋은 상황을 만들어갔고 아르헨티나는 약간 당황해서 실수를 연발했습니다. 이청용 선수가 중앙드리블을 해갔고 박주영 선수는 왼쪽으로 벌리면서 수비가 분산되었고 이 상황에 우측에서 침투하는 염기훈 선수에게 이청용 선수의 멋진 스루패스가 들어갑니다. 몇 번의 터치 이후 골키퍼와 1vs1 상황을 맞이한 염기훈 선수, 안타깝게도 빗맞았는지 의도한 건지 모르지만(볼의 방향을 보면 의도한 것 같습니다만) 왼발이 주발인 염기훈 선수는 인사이드로 감아차서 골대 왼쪽을 노리지 않고 우측의 골키퍼와 골대 사이를 노려 찹니다. 하지만 골대 밖으로 나가버리죠. 차범근 해설위원까지도 넣었어야 하는 거라며 한탄했던 순간이었습니다. 

사실, 염기훈 선수의 경우의 경우 그 동안의 경기 모습을 보면 활동량 자체는 정말 팀내에서도 3위내에 꾸준히 들 정도로 열심히 뜁니다만 공격 전개시에 패스미스를 범하거나 볼터치 실수로 태클에 뺏기는 등의 모습으로 안타까운 모습을 자주 보이는데 왼발 키커를 맡고 있고 앞서 말한 활동량 자체는 좋다보니 계속 기용되는 모습입니다만, 앞으로의 나이지리아 경기와 16강에 진출하게 된다면 이 후 경기에서는 다른 선수를 기용해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오늘 허정무 감독은 인터뷰에서도 염기훈 선수의 슛이 들어갔다면 좋은 결과를 얻지 않았을까하는 정도로 안타까운 장면이었습니다.

결국, 올라간 수비 라인을 달고 메시가 드리블 돌파를 하면서 2번의 슛을 시도하고 첫번째는 정성룡 선수가 잘 막았지만 두번째는 골대를 맞고 튀어나오는데 이 두번째 슛의 순간에 이과인 선수는 오프사이드 위치에 있었다고 판단되는 데 (문전 혼전상황에서 심판들이 100% 정확하게 판단하기도 힘들겠죠), 어쨌든 수비와 키퍼는 메시쪽으로 기울어져 있었고 골문은 이영표 선수만이 지키고 있던 순간, 팅겨나온 볼을 이과인 선수가 가볍게 넣으며 3:1이 됩니다. 

이 순간 게카스(그리스) 선수와 야쿠부(나이지리아) 선수 2명 다 염기훈 선수 못지 않는 삽질을 보여주는군요. 다른 나라 선수도 다를 바 없네요. 하하하. 양팀 골키퍼의 수퍼 세이브네요.




3:1 아르헨티나의 파상공세

3:1이 되면서 입은 정신적 충격으로 인해 오버페이스의 후유증으로 체력이 급격히 떨어지게 되고 선수들은 거의 서있게 됩니다. 저 상황에 어느 누가 힘이 나겠습니까? 냉정하게 생각했을 때 어느 팀이라도 이런 상황에 처하게 된다면 크게 흔들리게 될 겁니다. (와~ 이 순간 완전한 헤딩을 막아내는 나이지리아 골키퍼.... 우리 경기때는 실수 좀 해주길 바랍니다.) 

아르헨티나 선수들은 계속 뚫리는 우리의 오른쪽 라인에 공격을 집중하고 결국 다시 뚫려서 4:1이 됩니다. 그리고 경기가 마무리 됩니다. 뭐 마지막은 체력이 떨어진 우리 선수들이 체력을 비축하던 메시에게 무너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죠.


4:1 무너진 체력과 정신력, vs. 나이지리아전 대비

경기 시작전 그리스와의 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기에 할만 하다고도 생각했지만, 역시 아르헨티나의 공격력은 가공할만 했습니다. 몸이 덜 풀렸던 나이지리아전과 달리 아르헨티나 공격진들은 한국의 약점으로 생각된 우측 오범석 라인을 지속적으로 공략했고 과부하 걸린 오범석 라인에 중앙수비수들과 김정우 선수까지 밀집하게 되면서 결국 우리는 좌측이 비어버렸고 자책골을 제외하고 3골은 모두 이쪽에서 나왔습니다.

워스트를 뽑아보라면 활동량은 좋았지만, 볼의 전개가 안되고 결정적 찬스를 놓친 염기훈 선수와 공략 대상이 되어버려 수비 라인의 혼란을 가져오게 한 오범석 선수라고 해야 할까요. 모든 짐을 이 두 선수에게 지라는 건 너무 가혹한 것 같고, 결국은 적절한 순간에 이 두 선수를 바꿔줘야 했던 허정무 감독의 판단 미스라고 볼 수 밖에 없습니다. 기성용 선수를 빼고 김남일 선수를 넣어 중앙 미들의 수비를 두텁게 하기 위한 판단 자체는 나무랄 수 없으나 결국 두 선수를 끝까지 붙잡고 있어서 이 두 선수가 약점이 되어 버려 전체적인 밸런스가 흔들려버렸습니다. 선수들은 어쨌든 감독의 전술과 전략에 따라 열심히 뛰었고 자책골과 날아가버린 슛, 인정된 오프사이드골은 번복되지 않습니다. 

지금 마무리되어 가는 B조의 다른 경기는 그리스 2:1 나이지리아로 마무리될 것 같네요. 아르헨티나가 그리스를 이긴다면(열심히 뛰어줘요. 아르헨티나 선수들!), 우리는 나이지리아와 비기기만해도 16강 진출이 가능해지는군요. 남은 나이지리아와의 경기, 우리 선수들과 코칭 스태프들은 철저히 준비해서 16강 진출했으면 합니다.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공은 어디로 튈 지 모릅니다.
대한민국 선수들 끝까지 최선을 다합시다! 그리고 국민 여러분, 끝까지 응원합시다!




사진 : FIFA.com (Getty Im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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